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Antoine de Saint-Exupéry | 1900~1944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비행사. 사하라 사막 위를 날며 체험한 모험과 성찰을 문학으로 승화시켰다. 『어린 왕자』는 3억 부 이상 판매된 역대 최다 판매 도서 중 하나이다.
노진화 박사의 대중문화 칼럼 Ver.3 | 문화기호읽기 12
출처: 월간 리크루트
본 칼럼은 한국경제 월간 리쿠르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어린 왕자』 줄거리 요약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에서 주인공 ‘나’는 비행기 고장으로 사하라 사막 한가운데 떨어졌다. 물과 식량은 제한적이었고, 구조를 기다릴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신비로운 금빛 머리의 소년, 어린 왕자가 나타나 “양 한 마리만 그려줘.”라고 말했다. 나는 당황했다. 어린왕자를 위해 양을 그렸지만, 그는 어떤 그림도 만족하지 않았다. 네모난 상자를 그려놓고, 그 안에 양이 있다고 하자, 그제야 기뻐했다. “바로 이거야.”
어린 왕자가 살았던 소혹성 B612 별은 매우 작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해가 질 수 있었다, 별에는 특별한 꽃이 하나 있었는데 어린 왕자는 꽃의 도도한 태도와 말에 상처를 받고,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고 싶었다고 했다.
어린 왕자가 지구에 오기 전, 여섯 개의 행성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만난 어른들은 숫자, 권력, 소유, 의무에 집착하며 살았다. 진짜 중요한 것은 보지 못했다. “어른들은 정말 이상해.”
지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뱀, 메아리, 장미꽃, 여우와 철도원, 상인 그리고 조종사를 만났지만 모두가 바쁘게 살아가면서도 왜 그렇게 사는지 모르는 듯했다. 여우는 유일하게 어린 왕자에게 중요한 깨달음을 준 존재였다. “진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린 왕자는 자신을 힘들게 했던 장미가 특별한 존재임을 깨닫는다.
어느 날 어린 왕자는 뱀의 도움을 받아 자신이 살던 소혹성 B612 별로 돌아갔다. 조종사는 어린 왕자가 떠난 후,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그를 기억했다. “그러니까, 넌 나에게 수많은 별중 하나였지만, 이제 그 별 하나가 나에게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것이 되었어.”
작품 해석
어린 왕자와 한송이 장미
어린 왕자의 작은 별 B612에는 한 송이 장미가 피어 있었다. 그 꽃은 아름다웠지만, 까다롭고 도도했다. 꽃은 어린 왕자에게 끊임없이 자신을 보호해 달라고 요구했고, 바람막이를 만들어 달라고 하고, 물을 달라고 했다. 감사의 말을 건네기보다는 자신을 더 신경 써 달라는 투정만 늘어놓았다. 둘은 서로 사랑했지만, 어린 왕자는 장미의 말과 행동을 이해하지 못했고, 결국 실망하여 별을 떠나고 말았다. 어린 왕자가 작별 인사를 하자, 장미가 말했다. “내가 어리석었어요. 용서해 주세요. 사실 난 당신을 사랑했어요.”
장미는 왜 투정을 부렸을까? 첫째, 장미는 사랑받고 싶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몰랐다. 둘째, 장미는 사실 매우 연약한 존재였다. 어린 왕자의 별에서 피어난 유일한 꽃이었고, 보호받지 않으면 쉽게 시들어버릴 수밖에 없었다. 허영심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이다. 셋째, 자신이 어린 왕자에게 어떤 존재인지 확신이 없었고, 그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다.
우리는 사랑받기 위해 완벽해야 한다고 믿는다. 더 나은 모습, 더 나은 성취, 더 인정받을 만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받기 위해 무엇인가를 증명하려 하기보다, 이미 사랑받을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은 아닐까?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
어린 왕자는 지구에서 수천 송이의 장미를 보고 울었다. 오직 하나뿐인 꽃을 가져서 부자라고 생각했는데, 고작 화산 세 개. 꽃 한 송이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그때 여우가 나타났다. 그는 여우와 친해지고 싶었다. 여우가 말했다. “안돼. 나는 너에게 길들여 지지 않았잖아. 길들인다는 건 아주 오래전부터 쓰이던 말인데, 인연을 맺는다는 뜻이야.” 어린 왕자는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물었다. “참을성이 아주 많아야 해. 처음엔 내게서 조금 떨어져 앉아 있어. 그리고 매일 조금씩 내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거야. 항상 같은 시간에 오는 것이 좋아. 4시에 온다면 3시부터 행복해질 거야. 네가 길들인 것은 언제까지나 책임을 져야 한단다.” 여우는 관계에는 ‘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린 왕자는 깨달았다. 아름다운 것과 소중한 것은 다르다는 것을. “장미꽃의 애처로운 투정 뒤에는 따뜻한 사랑이 숨어 있었는데, 나는 그것을 몰랐어.”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시간과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단순한 기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길들이고, 길들여진다는 것은 상대를 통제하거나 조종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에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다. 그것은 곧 마음의 문을 열어 상처받을 가능성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여우도 처음에는 어린 왕자와 가까워지는 것을 주저했다. “아마 너는 울게 될 거야.” 깊은 관계일수록, 이별의 아픔도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여우는 길들여진 뒤의 기쁨을 알기에, 그 슬픔을 감내하기로 했다. 어린 왕자가 떠나도 밀밭을 볼 때마다 어린 왕자를 떠올리며 행복해질 것을 알고 있었다.
어른이 잃어버린 세계
어린 왕자가 만난 인간들은 모두 ‘어른’이었다. 왕은 권력을 가졌지만, 따르는 신하는 없었다. 허영심 많은 남자는 타인의 인정 없이는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다. 술꾼은 현실을 외면했고, 사업가는 별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지 못했다. 가로등지기는 기계적으로 일을 반복했고, 지리학자는 세상을 기록하면서도 직접 경험한 적이 없었다. 철도원은 사람들이 끊임없이 이동하지만, 정작 어디로 가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상인은 시간을 아끼기 위해 알약을 팔았지만, 절약한 시간으로 뭘 해야하는지 알지 못했다. “어른들은 참 이상해.”
작가 생텍쥐페리는 어린 왕자를 통해 어른들이 잃어버린 것들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모자 속에 숨은 코끼리를 알아볼 수 있고, 겉모습 보다 사물과 사람의 진정한 가치를 볼 줄 아는 사람이다. 또한 책임을 아는 사람이다. 어린 왕자가 장미를 돌보며 책임을 배웠듯, 자신이 맺은 관계와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사람이야말로 성숙한 어른이다. 무엇보다도, 배우고 성장할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어른이다. 어린 왕자는 여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고, 실수를 인정하며 변화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배움을 멈추지 않고, 실수를 통해 성장할 때 우리는 비로소 성숙한 어른이 된다.
조종사 ‘나’는 어린 왕자를 만나고 나서야 오래전 잊고 있던 감수성을 되찾아갔다. 그리고 우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이 혹시 그곳을 지나가게 된다면, 부디 서두르지 말고 별빛 아래서 잠시 기다려 보기를 바란다. 그 때, 한 아이가 여러분에게 다가오면 그 아이가 누군지 알게 될 것이다.”
지난 3년간 칼럼을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어린 왕자를 꼭 만나시기를.
생각해 볼 질문
1. ‘길들인다는 것’은 무엇이며, 당신이 ‘길들인’ 존재는 누구인가?
2. ‘본질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당신의 삶에서 어떻게 적용되는가?
3. 어른이 되면서 잃어버린 ‘어린 왕자의 눈’을 되찾을 수 있는가?
노진화 박사 — 인문학 강연자 | 리더의 인문학 시리즈 저자
이 칼럼의 주제는 기업 인문학 강의 — 리더십, 조직문화, 변화관리 프로그램으로 확장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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