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젊음의 대가 – 오스카 와일드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오스카 와일드

오스카 와일드

Oscar Wilde | 1854~1900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이자 소설가. 날카로운 재치와 화려한 언어로 빅토리아 시대의 위선을 풍자했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예술과 도덕의 관계를 탐구한 고전이다.

노진화 박사의 대중문화 칼럼 Ver.3 | 문화기호읽기 8

출처: 월간 리크루트

본 칼럼은 한국경제 월간 리쿠르트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 줄거리 요약

 

스카 와일드의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젊음과 쾌락의 추구가 인간의 영혼을 어떻게 파멸시키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화가 바질홀워드는 자신의 뮤즈이자 가장 위대한 걸작이 될 아름다운 청년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화를 완성한다. 마침, 친구 헨리 경이 아틀리에를 방문하고, 도리안 그레이의 아름다움과 젊음, 쾌락주의 철학을 설파하기 시작한다.

도리안 그레이는 헨리 경의 세련된 말솜씨와 대담한 사상에 매료된다. 자신의 아름다움이 영원하길 바라게 되고, 소원은 이루어진다. 육체는 영원히 아름답지만 초상화가 그의 나이와 죄를 대신 짊어지게 된 것이다.

그날 이후, 도리안 그레이는 도덕적 가치보다 감각적인 삶을 살기로 했다. 바질 홀월드 보다 헨리 경과 가깝게 지냈으며, 헨리 경은 점점 도리안 그레이의 정서를 지배하도록 내버려 두었다. 도리안 그레이가 사랑했던 여인 시빌베인이 자살을 하자, 헨리 경은 순수한 사랑을 비웃고 죄책감을 갖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히려, 그러한 경험을 예술적이고 낭만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라고 했다. 양심의 가책을 느낄 때마다 무시하라고 조언했다.

도리안 그레이는 타인에 대한 감정을 잃어갔다. 죄책감을 피하기 위해 더욱 열정적으로 쾌락을 추구했다. 평판을 위해 살인도 서슴치 않았다. 죽음의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편에 빠졌으며, 방탕한 삶을 살았다. 초상화는 점점 자신의 잔인함과 교활한 모습으로 변해갔다. 어느 날, 양심의 망령이 그를 불렀다. 그는 용기를 내어 초상화를 파괴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그가 초상화를 칼로 찔렀을 때, 쓰러진 것은 도리안 그레이 자신이었다.

 

나르시시즘의 고통

작품 해석

19세기는 이상주의적 로맨티시즘에서 리얼리즘으로의 전환이 일어난 시기이다. 리얼리즘은 삶에 대한 환상을 깨트리고,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책의 서문에서 ‘19세기 리얼리즘에 대한 혐오는 거울에 비친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라고 말하고 있다. 도리안 그레이가 자신의 초상화에 빠져든 것과 먼지 속에 숨긴 이유는 불편한 현실을 피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르시시즘은 자기애의 극단적 형태이다. 반면, 건강한 자기애는 일상의 사건을 성장의 기회로 삼는다.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졸데 카림은 <나르시시즘의 고통>에서 자본주의가 만들어 놓은 무한 경쟁사회에서, 나르시시즘이 사회적 요구가 되었다고 말한다. “너의 이상이 되어라!”라고 호명할 때, 우리의 자아는 분열과 갈등을 경험한다. 우리는 끊임없는 자기 감시와 평가의 대상이 되어 “너는 더 나아져야 한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그런데 이데올로기적 나르시시즘은 효과가 있다. 그래서 자발적 복종을 포기하지 못한다.

도리안 그레이는 비로소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직면하게 되었을 때, 그는 그것이 꿈이기를 바랐다. 하지만, 우물에 비친 자기 모습을 사랑했던 그리스 신화의 나르키소스처럼 자기 파괴적인 결말을 맞이하고 말았다.

 

영원한 젊음의 저주

시간에는 크로노스와 카이로스의 두 개념이 있다. 크로노스는 객관적이고 선형적인 시간이며, 카이로스는 주관적이고 의미 있는 순간들로 이루어진 비선형적 시간이다. 도리안 그레이는 육체적 욕망에 갇혀, 나이가 들지도 않았고 순간의 특별함을 느끼지도 못하며 살았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파우스트, 1808>의 주인공 역시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어 젊음과 세속적 쾌락을 얻는 대신 영혼을 맡겼다.

인간의 욕망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불사신이 되려고 한다. 기술은 인간의 시간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나노 단위로 쪼개진 시간대는 동시성을 경험하게 한다. 빠른 정보 처리는 시간 가속화를 느끼게 한다. 그래서 시간이 더 빨리 간다는 주관적 인식이 생긴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시간은 곧 기회이며, 중요 자산이 되었다. 나이 듦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은 더욱 젊음에 대한 갈망을 일으킨다.

그렇다면, 젊음이란 무엇인가? 젊음은 주름 없는 피부나 탄력 있는 몸이 아니다. 축적되고 변화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다. 우리의 경험과 선택은 시간 속에서 쌓이고 우리를 형성한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다. 삶의 유한성을 거부한다면, 내적으로 더 깊은 시간의 덫에 빠질지도 모른다. 내면의 성숙만을 추구하며 외적 관리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내면의 성숙과 외적 관리의 균형, 그리고 책임 있는 선택이 진정한 젊음을 누릴 수 있다.

 

타인의 영향력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예술은 무익하다”고 말했다. 이는 예술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미적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의 자아 인식도 그렇다.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형성되고 발전한다. 그래서 우리는 누군가에게 영향을 받고,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며 무익성을 가진다.

바질 홀워드는 도리안 그레이가 순수한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고, 초상화에서 아름다움을 극도로 이상화했다. 작가의 말대로 예술이 생명력을 가진다면, 바질 홀워드가 그림 속에 영혼을 담은 순간, 초상화는 이미 생명력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도리안 그레이는 자신의 초상화를 보는 순간,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반면 헨리 경은 도리안에게 쾌락주의와 유미주의적 세계관을 소개했다. 그는 빅토리아 시대의 엄격한 도덕 규범에 저항했다. “타락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방법은 모든 유혹에 굴복하는 것이오”. 도리안 그레이는 도덕적 경계를 넘는 경험에서 흥미와 불안을 동시에 느꼈다. 그리고 많은 젊은이가 그를 모방하려고 했다. 바질 홀워드는 헨리 경에게 몇 번이나 경고했다. “그에게 영향을 끼치는 건 안 돼. 제발 부탁하네” 인간의 도덕성은 타인의 존재를 전제로 한다. 공동체의 규범과 가치관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내면화된다. 우리는 항상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우리의 초상화는 타인의 붓 끝으로 시작될 수 있지만, 완성은 오직 우리 자신의 손으로 그려야 한다.


생각해 볼 질문

1. 외모와 젊음에 대한 집착은 어디서 비롯되며, 그 대가는 무엇인가?

2. 겉모습은 변하지 않지만 내면이 부패하는 사람을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가?

3. ‘아름다움’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노진화 박사 — 인문학 강연자 | 리더의 인문학 시리즈 저자

이 칼럼의 주제는 기업 인문학 강의 — 리더십, 조직문화, 변화관리 프로그램으로 확장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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